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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살롱 01

스물아홉 봄날에 건네는 안녕

아이유

상큼하고 풋풋한 노래를 부르다 통기타 반주 삼아 잔잔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위로를 전해주고, 무대 카리스마로 관객을 사로잡는 가수 아이유.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에서 이제는 명실상부 국민 가수로 성장했다. 무엇을 들려주고 보여줄까 하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가수 아이유가 5집 [라일락(LILAC)]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20대의 끝자락에 선보인 아이유의 노래를 들어본다.

글. 배순탁 음악평론가, MBC 라디오<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사진 제공. EDAM엔터테인먼트

대한민국 가요계를 군림한 뮤지션

정말 몰랐다. 아이유의 미래가 이렇게 거대할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물론 나도 안다. 내 눈썰미가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진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때 당시 누가 과연 예상했을까 싶다. 어떤 누가 나서서 “앞으로 저 소녀가 대한민국 가요계를 쥐락펴락하는 존재가 될 거라”고 주장했으면 반응이 어땠을지 싶다. 모르긴 몰라도 ‘저 사람이 뭘 잘 못 먹었나’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아이유가 선보인 곡과 성적표를 보며 이제는 자신의 판단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안다.

지금의 가요계를 한번 보라. 2010년에 발표한 ‘잔소리’와 ‘좋은 날’이 흥행에 성공했을 때까지만 해도 긴가민가했던 사람들도 모두 빠짐없이 아이유의 음악을 사랑하게 되었다. 이제 아이유는 누가 뭐라고 해도 가요계의 왕이다. 곡이 나오고, 음반을 발표할 때마다 차트 최상위에 보란 듯이 군림하는 절대존엄이다.

아이유의 결정적인 명곡은 여러 곡이다. 앞서 언급한 ‘잔소리’와 ‘좋은 날’을 시작으로 ‘분홍신’, ‘너랑 나’ 등 아이유의 대표곡은 한 손에 다 꼽기 어려울 정도로 무수히 많다. 아이유는 이걸 10년이 조금 넘는 세월에 다 일궈냈고 그 인기의 기세가 식을 줄을 모른다. 이 점이 놀랍다. 글쎄.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이유가 50살이 되어도 여전히 음악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세월과 함께 그의 음악이 더욱 깊어지는 풍경을 그려본다. 음악을 향한 그의 태도에 변함이 없다면 그리 불가능한 미래는 아닐 거라고 조용히 확신해본다.

가수 아이유라는 최고의 장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이유의 음악은 ‘밤편지’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 밤 그날의 반딧불을 당신의…”까지 듣자마자 ‘이 곡은 무조건 된다!’라는 확신마저 들었다. 이지점에서 우리는 곡이 실린 앨범 제목을 봐야 한다.

앨범명 [Palette]는 제목 그대로 아이유의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내는 음반이었다. 팝 멜로디를 기반으로 재즈, 신스 팝, 알앤비, 포크 등 우리가 익히 아는 장르를 아이유스럽게 만든 재능이 가득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뭐랄까. 아이유는 장르라는 도구를 단지 관습적으로만 다루지 않는 뮤지션이다. 관습이란 고찰을 허락하지 않는 공고한 성이다. 하지만 아이유는 그렇지 않다. 장르를 가져와서는 그걸 적당히 비틀고, 구부려서 자기 음악의 체형이 딱 맞게 디자인할 줄 안다. 요컨대, 자기 중심이 분명하면서도 필요할 땐 얼마든지 유연해질 수 있는 뮤지션인 셈이다.

과거, 아이유의 [꽃갈피 둘]에 대해 쓴 글에서 이렇게 썼던 바 있다. “개여울의 경우, 아이유가 부르기엔 아직 때가 이르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아이유가 거기까지 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거의 확신한다. 근거가 대체 뭐냐고 되물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아이유가 차곡차곡 쌓아온 역사가 바로 그 확신의 근거다.” 나는 5집 앨범에 수록된 ‘아이와 나의 바다’를 들으면서 아이유가 서서히 그 경지에 다가서고 있구나 확신하게 됐다.

추천! 아이유의 바로 이 곡

문화 살롱 02

이 지금 2017
재즈라는 외피를 빌려왔지만 노래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재즈’라는 의식을 하지 않고 듣게 된다. ‘밤편지’도 유사한 경우다. 형식은 포크지만 ‘밤편지’를 듣는 순간 포크라는 두 글자는 자연스럽게 증발해버린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진정한 놀라움은 우리가 몰랐던 걸 알게 되었을 때 찾아오지 않는다. 잘 안다고 믿었던 것을 되레 잘 모르고 있었다는 깨달음 속에 찾아온다. 아이유가 장르를 다루는 방식이 이렇다.

문화 살롱 03

아이와 나의 바다 2021
5집 앨범 [Lilac]에서 고민 끝에 이 곡을 골랐다. ‘아이와 나의 바다’는 이 앨범에서 유독 인상적인 곡이었다. 올해 초 아이유와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불만족스러운, 언젠가 다시 불렀으면 하는 노래가 있나’라는 질문에 아이유는 [꽃갈피둘] 앨범에 수록된 ‘개여울’을 얘기했던 바 있다. ‘아이와 나의 바다’와 ‘개여울’을 비교해보면 아이유의 목소리가 한층 더 깊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 살롱 04

여름밤의 꿈 2014
[꽃갈피]는 두 번째보다는 1집이 낫다. 타고난 센스에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곡이 가득하다. 보컬적인 측면에서도 만족스럽다. 오버하지 않고, 곡이 품은 정서를 은근히 드러내는 방식으로 반복 청취를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곡이 발표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스트리밍의 시대에 차트에 남아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다. 그 중 ‘여름밤의 꿈’이 대표적이다. 앨범의 LP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으로 높아지며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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