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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공간 01

버려진 것들의 유쾌한 반란

충주 오대호아트팩토리

지속 가능한 시대가 메가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다시 한번 ‘버려지는 것’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면서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정크 아트(Junk Art)가 미술계에 하나의 흐름을 창조 중이다. 산업화 이후 쌓이는 산업 폐기물을 소재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정크 아트. 그리고 우리나라의 정크 아티스트 1호라 불리는 오대호 작가의 작품이 무려 천여 개가 전시되어 있는 오대호아트팩토리. 특히 이곳이 특별한 건 체험형 전시라는 사실이다.

글. 강초희 사진. 안지섭

관람객이 있어야 완성되는 전시

능암초등학교였던 학교는 학생이 하나둘 떠나면서 2007년 폐교가 됐다. 이후 영원히 문 닫을 줄 알았던 이곳을 두드린 자가 있었다. 바로 국내 정크 아티스트 1호 오대호 작가였다. 그는 폐교가 된 능암초를 제 작품으로 살뜰히 꾸민 후 미술관으로 재오픈했다. ‘오대호아트팩토리’의 탄생 배경이다.

오대호아트팩토리는 흥미롭게 생겼다. 널따란 운동장에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시소, 미끄럼틀 등을 닮은 정크 아트들이 빼곡하게 차 있고 단층짜리 기다란 건물은 정확히 반을 나뉘어 청색과 자색으로 페인트를 칠해 놓았다. 입구로 가는 길에는 오대호 작가의 작업실이 자리 잡고 있다. 입구는 아기자기하면서 빈티지하게 꾸며 놓았는데, 가까이 가면 고양이가 와서 반겨준다. 매표소는 카페 겸 상점으로도 운영하고 있다.

복도는 컬러에 따라 전시가 나눠진다. 청색 복도는 모션갤러리1, 2와 낙서방을 포함하고 있고 자색 복도는 키즈갤러리와 POSCO ZONE, 체험학습1, 2로 나눠진다. 일단 모션갤러리는 산업시대의 폐품과 기계구조, 동작원리를 소재로 관람객이 직접 움직이는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다. 손잡이를 잡고 원을 그리면 태엽이 돌아가며 그에 따른 재미난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간 눈으로만 관람하던 전시와는 차원이 다른, 체험형 전시이자 참여형 전시다. 이 전시는 관람객이 있어야 비소로 완성이 된다.

감성 공간 02 여성의 상체를 표현한 조각상

감성 공간 03 오대호아트팩토리 정문

기괴한, 그래서 더욱 창의적인

전시를 쭉 보다 보면 산업용 폐기물로 만들어서 그런지 전시품들이 약간 기괴한 점이 있다. 여기저기 녹이 슬어 있는 것은 기본이고 뼈대가 어긋나 있거나 피부 또한 이것저것 덧댄 것처럼 아무 색이나 소재가 섞여 있는 등 어찌 보면 영화에서 악당으로 나올 법한 외형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서 창의적이다.

ESG, 업사이클링, 제로웨이스트 등 친환경 키워드가 떠오르는 요즘, 정크 아트 또한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자색 복도에 진입하면 POSCO ZONE이 있는데, 이는 포스코O&M사업 수행 중 발생한 폐기물, 사무집기와 골프 로스트볼 등을 오대호 작가가 예술품으로 만든 프로젝트 전시회다. ‘새벽이 오는 소리’, ‘거울 앞에 앉은 누님’, ‘세상을 밝히는 빛’, ‘인생의 뒤안길’, ‘그물을 던지다’, ‘달리는 행진곡’까지 다양한 정크 아트를 선보이며 포스코와의 협업을 알렸다.

전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직접 정크 아트를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학습 공간이 있으며 일정의 체험비를 내면 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거대한 플라타너스가 우뚝 솟은 운동장에는 수십여 가지의 정크 아트를 무제한으로 타고, 즐기며 놀 수 있다. 대부분 바퀴가 달려 있는 자전거 종류로 시소나 미끄럼틀과 같은 놀이기구도 있다. 그야말로 정크 아크의 정점이자 체험형 전시의 클라이맥스인 셈이다.

오대호아트팩토리를 둘러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게 놀게 되지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내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가 이처럼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버림’에 대해 톺아보게 된다.

감성 공간 04 낙서방에서 관람객을 맞이하는 외계인

감성 공간 05 POSCO ZONE에 설치된 조명

감성 공간 06 자색 복도에 늘어선 작품들

오대호아트팩토리

충청북도 충주시 양성면 가곡로 1434

감성 공간 07 정문에서 바라보는 운동장 전경

감성 공간 08 한쪽에 마련된 또 다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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