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미식여행

남도의
맛의 정수를 맛보다

글|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남도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을 꼽으라면 목포가 먼저 떠오른다.
유달산과 목포 앞바다가 빚어내는 자연경관이 아름답고, 민어와 홍어삼합, 낙지 등 먹거리도 풍성하다.
구도심 곳곳에 남은 일제강점기 건축물은 근대의 상흔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목포 미식여행

남도의
맛의 정수를 맛보다

글|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추운 날씨를 덥히는 낙지 연포탕

목포에 도착하니 배가 먼저 알아차린다. 꼬르륵 소리가 난다. 입에는 군침이 돌기 시작한다. 아마도 남도에서 가장 맛 있는 도시를 꼽으라면 목포가 아닐까. 목포에서 맛볼 첫 음식은 낙지다. 날씨가 쌀쌀한 날에는 연포탕이 좋다. 개운하면서도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낙 지의 부드러운 맛을 살리기 위해 살짝 데치듯이 끓인다. 연한 자주빛이 도는 국물 색깔도 어여쁘다. 낙지 머리를 조심해서 먹을 것. 잘못하면 먹물이 흘러나와 거무죽죽해 질 수 있다. 목포 낙지는 뻘낙지다. 지금은 영산강 하구언으로 막혀 예전 같은 뻘은 없어져 버렸지만 영암이나 무안, 신안 갯벌에 서 잡아 올린 싱싱한 세발낙지가 목포로 모인다. 고운 뻘에서 잡은 뻘낙지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주는 음식이 낙지탕탕 이다. 낙지를 도마에서 칼로 탕탕 소리 내가며 다졌다고 해 이 런 이름이 붙었다. 잘게 다진 낙지를 접시에 올리고 참기름을 뿌리고 다진 마늘을 얹어 낸다. 산낙지 한 마리만 먹이면 더위먹어 쓰러진 소도 벌떡 일어난다는 스태미나의 화신, 무안 갯벌 산낙지를 함께 얹었 으니 그 영양이야 오죽할까. 양념이라고는 마늘과 소금, 그리고 참기름뿐임에도 낙 지의 쫄깃함과 육회의 고소함이 어울려 절묘한 맛을 만들어낸다.

1. 목포를 대표하는 연포탕과 낙지탕탕이

목포 근대문화 탐방

목포역에서 시작해 도보로 근대문화 탐방을 즐길 수 있다. 목포에는 모두 일곱 곳의 건축물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데, 이는 비슷한 시기에 근대화 시설로 개항한 군산이나 인천과 비슷한 규모다. 목포역에서 옛 일본영사관이었던 목포 근 대역사관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르네상스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목포에 서 가장 오래되고 큰 근대건축물이다. 건물 뒤에는 일제가 40년대 초 미군 공습에 대비해 파놓은 방공호가 있다. 길이가 82m에 달한다. 이처럼 목포 근대역사관에 가 면 목포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다. 갓바위 주변에 가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있다. 이곳의 해양유물전시관 신 안선실에 가면 1975년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한 어부가 발견한 배와 거기 있던 생 활용품과 무역품을 전시한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11차례 발굴 작업을 통해 복 원한 신안선과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목포를 흔히 예향이라 부른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문인과 화가를 배출한 곳이 기 때문이다. 목포문학관은 국내 사실주의 연극을 완성한 극작가 차범석, 한국을 대 표하는 여류 소설가 박화성, 근대극을 처음 도입한 극작가 김우진, 아름다운 언어로 한국문학의 위상을 드높인 평론가 김현의 흔적과 작품이 있는 곳이다. 작업실을 재 현해놓았고, 자필 원고와 작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남농기념관에 가면 한국 남종화의 거장 남농 허건 선생의 작품을 전시한다. 운림산방의 3대 주인이기도 한 남농은 거친 선과 생동감 있는 붓질로 소나무를 즐 겨 그렸다. 목포문학관과 남농기념관을 둘러보면 목포가 왜 예향으로 불리는지 고 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목포역에서 옛 일본영사관으로 가는 길

2. 목포역에서 옛 일본영사관으로 가는 길

3. 목포 근대역사관의 모습

4. 해양유물전시관에 복원된 신안선

민어와 함께 깊어지는 목포의 맛

근대역사관에서 목포역 쪽으로 가다 보면 민어의 거리다. 민어는 여름이 제철 이지만 겨울 민어라고 해서 맛이 크게 뒤처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값이 싸고 구하기가 쉬워 맛보기가 수월하다. 민어는 하루 이틀 숙성시킨 것이 맛있다. 연분홍 빛깔이 나는 민어회는 육질이 부드럽고 연한 탓에 굵게 썰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쫄깃한 뱃살과 꼬리쪽 살이 더 쳐준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민어의 핵심은 부레다. ‘부레 를 먹어야 민어를 먹은 것’이란 얘기가 있을 정도다. 씹을수록 찰지고 고소한 게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별미이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껍질은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낸다. 민어찜도 별미다. 몸통살에 다진 마늘, 고춧가루 양념을 씌워 쪄낸다. 매콤하면 서도 고소한 맛이 살아 있다. 몸통살을 얇게 썰어, 당근과 파 등을 다져 넣고 부침가루를 묻혀 튀겨낸 민어전, 뱃살로 만든 민어탕수육도 맛있다.

5. 전 연분홍 빛깔이 도는 숙성 민어회

6. 먹갈치로 조린 매콤한 갈치조림

7. 새하얀 새알을 동동 띄운 팥죽

삭힌 홍어, 매운 갈치, 개운한 매생이

목포에 미식 여행을 와서 홍어를 빼놓을 수 없다. 홍어는 민어와 함께 목포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른바 홍탁삼합. 잘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를 적당히 익은 김치에 싼 다음 새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오물거리면 콧구멍이 뻥 뚫린다. 목포가 나주 영산포와 더불어 홍어요리의 본가를 자처할 수 있는 것은 인근 흑산 앞바다가 최고의 어장이기 때문. 홍어의 차진 맛은 12~15일쯤 숙성시켰을 때 최고조에 이른다. 홍어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다. 홍어마니아들은 ‘1코, 2 날개, 3꼬리’ 등으로 등급을 구분 짓는다. 특히 반질반질 살아 꿈틀거리는 듯한 코 부위는 생김새와는 달리 한 점을 오물거리기 시작하면 금세 혀끝으로 콧등으로 눈시울로, 그리고 머 릿속까지, 오감을 일깨우는 듯한 반응이 찾아든다. 매콤한 갈치조림도 맛있다. 우리가 먹는 갈치는 대부분 은갈치와 먹갈치인데, 목포의 갈치집들은 주로 먹갈치를 낸다. 제주 바다에서 주로 잡히는 은갈치는 이름 그대로 반짝이 는 은빛 비늘이 특징. 반면 먹갈치는 약간 검은빛을 띤다. 먹 갈치는 주로 먼 바다에서 잡히는데, 씨알이 굵고 기름기가 많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한층 진하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등 갖은양념을 넣고 졸여내는데 갈치 한 토막으로 밥 두세 그릇은 너끈하게 비울 수 있다.

마무리는 옛날식 짜장면으로

목포역 앞에 간짜장을 제대로 하는 집이 있다. ‘중화루’ 는 목포 유일의 화상이 운영하는 곳. 간판에는 ‘SINCE 1950’ 이라고 씌어 있다. 이곳 간짜장이 별미다. 양파를 잔뜩 다져 넣고 기름만으로 짜장소스를 볶아낸다. 센 불에 볶은 까닭에 깊은 맛이 난다. 면 위에는 계란 후라이가 떡하니 올라있는 데 이것 역시 요즘 보기 힘든 장면이다. 겨울에 어울리는 음식을 꼽자면 팥죽이다. 뜨거운 팥죽 한 그릇이면 추위에 언 몸이 어느새 따뜻해진다. 목포역 가까이 ‘가락지’와 ‘평화분식’ 등 팥죽을 파는 집이 여러 집 있다. 어느 집에서나 하얀 새알이 동동 뜬 빛깔 좋은 팥죽을 맛볼 수 있다. 탁자에 설탕통이 있는데, 설탕을 넣어도 좋지만 소금을 약간 치는 것이 팥죽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목포 팥죽은 1897년 개항 후 많은 노동자들이 몰려들면서 그들을 위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목포 여행 팁
1—–용산역에서 목포역까지 KTX가 수시로 운행한다.

2—–독천식당(061-242-6528)은 목포에서 세발낙지 요리를 가장 잘하는 집으로 손꼽힌다.
30년째 낙지 요리만 해왔다. 연포탕, 낙지탕탕이, 낙지구이 등 다양한 낙지요리가 맛있다.

3—–영란횟집(061-243-7311)에서는 민어회를 비롯해 민어찜, 민어탕 등 다양한 민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4—–신도시 하당에 자리한 인동주마을(061-284-4068)은 홍어삼합으로 소문난 맛집.
보름 남짓 삭힌 홍어회와 돼지고기 수육, 묵은 김치가 기본으로 나오고, 가오리찜, 간재미무침, 간장꽃게장, 양파김치, 홍어보리애국 등이 한상 가득 오른다.

8. 목포어판장의 새벽 전경

9. 발굴 작업을 통해 찾은 아름다운 도자기

추운 날씨를 덥히는 낙지 연포탕

목포에 도착하니 배가 먼저 알아차린다. 꼬르륵 소리가 난다. 입에는 군침이 돌기 시작한다. 아마도 남도에서 가장 맛있는 도시를 꼽으라면 목포가 아닐까. 목포에서 맛볼 첫 음식은 낙지다. 날씨가 쌀쌀한 날에는 연포탕이 좋다. 개운하면서도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낙지의 부드러운 맛을 살리기 위해 살짝 데치듯이 끓인다. 연한 자주빛이 도는 국물 색깔도 어여쁘다. 낙지 머리를 조심해서 먹을 것. 잘못하면 먹물이 흘러나와 거무죽죽해 질 수 있다. 목포 낙지는 뻘낙지다. 지금은 영산강 하구언으로 막혀 예전 같은 뻘은 없어져 버렸지만 영암이나 무안, 신안 갯벌에 서 잡아 올린 싱싱한 세발낙지가 목포로 모인다. 고운 뻘에서 잡은 뻘낙지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주는 음식이 낙지탕탕이다. 낙지를 도마에서 칼로 탕탕 소리 내가며 다졌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잘게 다진 낙지를 접시에 올리고 참기름을 뿌리고 다진 마늘을 얹어 낸다. 산낙지 한 마리만 먹이면 더위 먹어 쓰러진 소도 벌떡 일어난다는 스태미나의 화신, 무안 갯벌 산낙지를 함께 얹었으니 그 영양이야 오죽할까. 양념이라고는 마늘과 소금, 그리고 참기름뿐임에도 낙지의 쫄깃함과 육회의 고소함이 어울려 절묘한 맛을 만들어낸다.

1. 목포를 대표하는 연포탕과 낙지탕탕이

목포 근대문화 탐방

목포역에서 시작해 도보로 근대문화 탐방을 즐길 수 있다. 목포에는 모두 일곱 곳의 건축물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데, 이는 비슷한 시기에 근대화 시설로 개항한 군산이나 인천과 비슷한 규모다. 목포역에서 옛 일본영사관이었던 목포 근 대역사관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르네상스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목포에 서 가장 오래되고 큰 근대건축물이다. 건물 뒤에는 일제가 40년대 초 미군 공습에 대비해 파놓은 방공호가 있다. 길이가 82m에 달한다. 이처럼 목포 근대역사관에 가 면 목포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다. 갓바위 주변에 가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있다. 이곳의 해양유물전시관 신안선실에 가면 1975년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한 어부가 발견한 배와 거기 있던 생활용품과 무역품을 전시한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11차례 발굴 작업을 통해 복 원한 신안선과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목포를 흔히 예향이라 부른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문인과 화가를 배출한 곳이기 때문이다. 목포문학관은 국내 사실주의 연극을 완성한 극작가 차범석,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 박화성, 근대극을 처음 도입한 극작가 김우진, 아름다운 언어로 한국문학의 위상을 드높인 평론가 김현의 흔적과 작품이 있는 곳이다. 작업실을 재현해놓았고, 자필 원고와 작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남농기념관에 가면 한국 남종화의 거장 남농 허건 선생의 작품을 전시한다. 운림산방의 3대 주인이기도 한 남농은 거친 선과 생동감 있는 붓질로 소나무를 즐겨 그렸다. 목포문학관과 남농기념관을 둘러보면 목포가 왜 예향으로 불리는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목포역에서 옛 일본영사관으로 가는 길

2. 목포역에서 옛 일본영사관으로 가는 길

3. 목포 근대역사관의 모습

4. 해양유물전시관에 복원된 신안선

5. (위) 연분홍 빛깔이 도는 숙성 민어회
6. (아래) 새하얀 새알을 동동 띄운 목포역 앞 팥

MOKPO

민어와 함께 깊어지는 목포의 맛

근대역사관에서 목포역 쪽으로 가다 보면 민어의 거리다. 민어는 여름이 제철 이지만 겨울 민어라고 해서 맛이 크게 뒤처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값이 싸고 구하기가 쉬워 맛보기가 수월하다. 민어는 하루 이틀 숙성시킨 것이 맛있다. 연분홍 빛깔이 나는 민어회는 육질이 부드럽고 연한 탓에 굵게 썰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쫄깃한 뱃살과 꼬리쪽 살이 더 쳐준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민어의 핵심은 부레다. ‘부레 를 먹어야 민어를 먹은 것’이란 얘기가 있을 정도다. 씹을수록 찰지고 고소한 게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별미이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껍질은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낸다. 민어찜도 별미다. 몸통살에 다진 마늘, 고춧가루 양념을 씌워 쪄낸다. 매콤하면 서도 고소한 맛이 살아 있다. 몸통살을 얇게 썰어, 당근과 파 등을 다져 넣고 부침가루를 묻혀 튀겨낸 민어전, 뱃살로 만든 민어탕수육도 맛있다.

7. 먹갈치로 조린 매콤한 갈치조림

삭힌 홍어, 매운 갈치, 개운한 매생이
목포에 미식 여행을 와서 홍어를 빼놓을 수 없다. 홍어는 민어와 함께 목포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른바 홍탁삼합. 잘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를 적당히 익은 김치에 싼 다음 새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오물거리면 콧구멍이 뻥 뚫린다. 목포가 나주 영산포와 더불어 홍어요리의 본가를 자처할 수 있는 것은 인근 흑산 앞바다가 최고의 어장이기 때문. 홍어의 차진 맛은 12~15일쯤 숙성시켰을 때 최고조에 이른다. 홍어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다. 홍어마니아들은 ‘1코, 2 날개, 3꼬리’ 등으로 등급을 구분 짓는다. 특히 반질반질 살아 꿈틀거리는 듯한 코 부위는 생김새와는 달리 한 점을 오물거리기 시작하면 금세 혀끝으로 콧등으로 눈시울로, 그리고 머 릿속까지, 오감을 일깨우는 듯한 반응이 찾아든다. 매콤한 갈치조림도 맛있다. 우리가 먹는 갈치는 대부분 은갈치와 먹갈치인데, 목포의 갈치집들은 주로 먹갈치를 낸다. 제주 바다에서 주로 잡히는 은갈치는 이름 그대로 반짝이는 은빛 비늘이 특징. 반면 먹갈치는 약간 검은빛을 띤다. 먹갈치는 주로 먼 바다에서 잡히는데, 씨알이 굵고 기름기가 많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한층 진하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등 갖은양념을 넣고 졸여내는데 갈치 한 토막으로 밥 두세 그릇은 너끈하게 비울 수 있다.

마무리는 옛날식 짜장면으로
목포역 앞에 간짜장을 제대로 하는 집이 있다. ‘중화루’ 는 목포 유일의 화상이 운영하는 곳. 간판에는 ‘SINCE 1950’ 이라고 씌어 있다. 이곳 간짜장이 별미다. 양파를 잔뜩 다져 넣고 기름만으로 짜장소스를 볶아낸다. 센 불에 볶은 까닭에 깊은 맛이 난다. 면 위에는 계란 후라이가 떡하니 올라있는데 이것 역시 요즘 보기 힘든 장면이다. 겨울에 어울리는 음식을 꼽자면 팥죽이다. 뜨거운 팥죽 한 그릇이면 추위에 언 몸이 어느새 따뜻해진다. 목포역 가까이 ‘가락지’와 ‘평화분식’ 등 팥죽을 파는 집이 여러 집 있다. 어느 집에서나 하얀 새알이 동동 뜬 빛깔 좋은 팥죽을 맛볼 수 있다. 탁자에 설탕통이 있는데, 설탕을 넣어도 좋지만 소금을 약간 치는 것이 팥죽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목포 팥죽은 1897년 개항 후 많은 노동자들이 몰려들면서 그들을 위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9. 차진 맛이 강한 삭힌 홍어

10. 목포어판장의 새벽 전경

목포 여행 팁
1. 용산역에서 KTX가 목포역까지 수시로 운행한다.
2. 독천식당(061-242-6528)은 목포에서 세발낙지 요리를 가장 잘하는 집으로 손꼽힌다. 30년 째 낙지 요리만 해왔다. 연포탕, 낙지탕탕이, 낙지구이 등 다양한 낙지요리가 맛있다.
3. 영란횟집(061-274-5799)에서는 민어회를 비롯해 민어찜, 민어탕 등 다양한 민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4. 신도시 하당에 자리한 인동주마을(061-284-4068)은 홍어삼합으로 소문난 맛집. 보름 남짓 삭힌 홍어회와 돼지고기수육, 묵은 김치가 기본으로 나오고, 가오리찜, 간재미무침, 간장꽃게장, 양파김치, 홍어보리애국 등이 한상 가득 오른다.

추운 날씨를 덥히는 낙지 연포탕

목포에 도착하니 배가 먼저 알아차린다. 꼬르륵 소리가 난다. 입에는 군침이 돌기 시작한다. 아마도 남도에서 가장 맛있는 도시를 꼽으라면 목포가 아닐까. 목포에서 맛볼 첫 음식은 낙지다. 날씨가 쌀쌀한 날에는 연포탕이 좋다. 개운하면서도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낙지의 부드러운 맛을 살리기 위해 살짝 데치듯이 끓인다. 연한 자주빛이 도는 국물 색깔도 어여쁘다. 낙지 머리를 조심해서 먹을 것. 잘못하면 먹물이 흘러나와 거무죽죽해 질 수 있다. 목포 낙지는 뻘낙지다. 지금은 영산강 하구언으로 막혀 예전 같은 뻘은 없어져 버렸지만 영암이나 무안, 신안 갯벌에 서 잡아 올린 싱싱한 세발낙지가 목포로 모인다. 고운 뻘에서 잡은 뻘낙지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주는 음식이 낙지탕탕이다. 낙지를 도마에서 칼로 탕탕 소리 내가며 다졌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잘게 다진 낙지를 접시에 올리고 참기름을 뿌리고 다진 마늘을 얹어 낸다. 산낙지 한 마리만 먹이면 더위 먹어 쓰러진 소도 벌떡 일어난다는 스태미나의 화신, 무안 갯벌 산낙지를 함께 얹었으니 그 영양이야 오죽할까. 양념이라고는 마늘과 소금, 그리고 참기름뿐임에도 낙지의 쫄깃함과 육회의 고소함이 어울려 절묘한 맛을 만들어낸다.

1. 목포를 대표하는 연포탕과 낙지탕탕이

목포 근대문화 탐방

목포역에서 시작해 도보로 근대문화 탐방을 즐길 수 있다. 목포에는 모두 일곱 곳의 건축물이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데, 이는 비슷한 시기에 근대화 시설로 개항한 군산이나 인천과 비슷한 규모다. 목포역에서 옛 일본영사관이었던 목포 근대역사관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 르네상스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목포에 서 가장 오래되고 큰 근대건축물이다. 건물 뒤에는 일제가 40년대 초 미군 공습에 대비해 파놓은 방공호가 있다. 길이가 82m에 달한다. 이처럼 목포 근대역사관에 가 면 목포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다. 갓바위 주변에 가면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있다. 이곳의 해양유물전시관 신안선실에 가면 1975년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한 어부가 발견한 배와 거기 있던 생활용품과 무역품을 전시한다. 1976년부터 1984년까지 11차례 발굴 작업을 통해 복 원한 신안선과 아름다운 도자기를 만날 수 있다. 목포를 흔히 예향이라 부른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문인과 화가를 배출한 곳이기 때문이다. 목포문학관은 국내 사실주의 연극을 완성한 극작가 차범석,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 소설가 박화성, 근대극을 처음 도입한 극작가 김우진, 아름다운 언어로 한국문학의 위상을 드높인 평론가 김현의 흔적과 작품이 있는 곳이다. 작업실을 재현해놓았고, 자필 원고와 작품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남농기념관에 가면 한국 남종화의 거장 남농 허건 선생의 작품을 전시한다. 운림산방의 3대 주인이기도 한 남농은 거친 선과 생동감 있는 붓질로 소나무를 즐겨 그렸다. 목포문학관과 남농기념관을 둘러보면 목포가 왜 예향으로 불리는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목포역에서 옛 일본영사관으로 가는 길

2. 목포역에서 옛 일본영사관으로 가는 길

3. 목포 근대역사관의 모습

4. 해양유물전시관에 복원된 신안선

5. (위) 연분홍 빛깔이 도는 숙성 민어회
6. (아래) 새하얀 새알을 동동 띄운 목포역 앞 팥

민어와 함께 깊어지는 목포의 맛

근대역사관에서 목포역 쪽으로 가다 보면 민어의 거리다. 민어는 여름이 제철 이지만 겨울 민어라고 해서 맛이 크게 뒤처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값이 싸고 구하기 가 쉬워 맛보기가 수월하다. 민어는 하루 이틀 숙성시킨 것이 맛있다. 연분홍 빛깔이 나는 민어회는 육질이 부드럽고 연한 탓에 굵게 썰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쫄깃한 뱃살과 꼬리쪽 살이 더 쳐준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민어의 핵심은 부레다. ‘부레 를 먹어야 민어를 먹은 것’이란 얘기가 있을 정도다. 씹을수록 찰지고 고소한 게 어 디서도 맛볼 수 없는 별미이다. 끓는 물에 살짝 데친 껍질은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맛 을 낸다. 민어찜도 별미다. 몸통살에 다진 마늘, 고춧가루 양념을 씌워 쪄낸다. 매콤하면 서도 고소한 맛이 살아 있다. 몸통살을 얇게 썰어, 당근과 파 등을 다져 넣고 부침가 루를 묻혀 튀겨낸 민어전, 뱃살로 만든 민어탕수육도 맛있다.

MOKPO

7. 먹갈치로 조린 매콤한 갈치조림

8. 차진 맛이 강한 삭힌 홍어

삭힌 홍어, 매운 갈치, 개운한 매생이

목포에 미식 여행을 와서 홍어를 빼놓을 수 없다. 홍어는 민어와 함께 목포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이른바 홍탁삼합. 잘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를 적당히 익은 김치에 싼 다음 새 콤한 초고추장에 찍어 오물거리면 콧구멍이 뻥 뚫린다. 목포 가 나주 영산포와 더불어 홍어요리의 본가를 자처할 수 있는 것은 인근 흑산 앞바다가 최고의 어장이기 때문. 홍어의 차진 맛은 12~15일쯤 숙성시켰을 때 최고조에 이른다. 홍어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다. 홍어마니아들은 ‘1코, 2 날개, 3꼬리’ 등으로 등급을 구분 짓는다. 특히 반질반질 살아 꿈틀거리는 듯한 코 부위는 생김새와는 달리 한 점을 오물거 리기 시작하면 금세 혀끝으로 콧등으로 눈시울로, 그리고 머 릿속까지, 오감을 일깨우는 듯한 반응이 찾아든다. 매콤한 갈치조림도 맛있다. 우리가 먹는 갈치는 대부분 은갈치와 먹갈치인데, 목포의 갈치집들은 주로 먹갈치를 낸 다. 제주 바다에서 주로 잡히는 은갈치는 이름 그대로 반짝이 는 은빛 비늘이 특징. 반면 먹갈치는 약간 검은빛을 띤다. 먹 갈치는 주로 먼 바다에서 잡히는데, 씨알이 굵고 기름기가 많 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한층 진하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등 갖은양념을 넣고 졸여내는데 갈치 한 토막으로 밥 두세 그릇 은 너끈하게 비울 수 있다.

마무리는 옛날식 짜장면으로

목포역 앞에 간짜장을 제대로 하는 집이 있다. ‘중화루’ 는 목포 유일의 화상이 운영하는 곳. 간판에는 ‘SINCE 1950’ 이라고 씌어 있다. 이곳 간짜장이 별미다. 양파를 잔뜩 다져 넣고 기름만으로 짜장소스를 볶아낸다. 센 불에 볶은 까닭에 깊은 맛이 난다. 면 위에는 계란 후라이가 떡 하니 올라있는 데 이것 역시 요즘 보기 힘든 장면이다. 겨울에 어울리는 음식을 꼽자면 팥죽이다. 뜨거운 팥죽 한 그릇이면 추위에 언 몸이 어느새 따뜻해진다. 목포역 가까 이 ‘가락지’와 ‘평화분식’ 등 팥죽을 파는 집이 여러 집 있다. 어느 집에서나 하얀 새알이 동동 뜬 빛깔 좋은 팥죽을 맛볼 수 있다. 탁자에 설탕통이 있는데, 설탕을 넣어도 좋지만 소금 을 약간 치는 것이 팥죽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목포 팥죽 은 1897년 개항 후 많은 노동자들이 몰려들면서 그들을 위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목포 여행 팁
1. 용산역에서 KTX가 목포역까지 수시로 운행한다.

2. 독천식당(061-242-6528)은 목포에서 세발낙지 요리를 가장 잘하는 집으로 손꼽힌다. 30년 째 낙지 요리만 해왔다. 연포탕, 낙지탕탕이, 낙지구이 등 다양한 낙지요리가 맛있다.

3. 영란횟집(061-274-5799)에서는 민어회를 비롯해 민어찜, 민어탕 등 다양한 민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4. 신도시 하당에 자리한 인동주마을(061-284-4068)은 홍어삼합으로 소문난 맛집. 보름 남짓 삭힌 홍어회와 돼지고기수육, 묵은 김치가 기본으로 나오고, 가오리찜, 간재미무침, 간장꽃게장, 양파김치, 홍어보리애국 등이 한상 가득 오른다.

9. 목포어판장의 새벽 전경

10. 발굴 작업을 통해 찾은 아름다운 도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