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준비로
자유로운 새 삶을 찾은
느티나무 선생님

곽준수 영산대학교 퇴임

변방의 느티나무
군 전역과 대학 졸업 후, 늦게 붙은 공부 재미에 박사학위를 하고 농촌진흥청 석사공채 1기로 직장의 둥지를 틀었다. 농가 현장을 누비며 애로사항를 듣고, 밤새 해결책을 찾던 연구생활 15년은 현장실무 안목을 키워 주었고, 자칫 이론에만 매몰 되기 쉬운 대학교수의 연구 자세를 바로잡아주었다. 그들과 함께 농촌에 뼈를 묻을 각오였으나, 그들을 지도할 더 많은 인재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생각에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든 게 열악한 지방사립대였지만 제자들의 꿈을 채워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 내게 제자들은 느티나무라는 별명을 주었고, 지금도 그 별명을 고맙고 자랑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살다 힘들고 지칠 때면 언제나 찾아와 쉬고 재충전하여 떠날 수 있는 느티나무 같은 선생님이 되자고 노력했다. 130여 편의 연구논문과 보고서, 8건의 특허출원, 50여 권의 저서 출간, 학생 진로지도, 산학협력, 취업 후 학생들의 현장 지도 등 모든 게 힘들었지만, 늦은 밤 “교수님 저 취업했습니다” 하는 전화가 고마웠고, 현장방문 때 “좋은 학생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는 임직원들의 말씀에 피로를 잊었다.

미리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
학과장, 학장, 교직부장, 대학원장 등 보직 봉사를 하면서, 행정은 물론 모든 연구와 교육, 산학협력, 평생교육 등 많은 일들을 항상 은퇴 후를 대비하는 마음으로 정리했다. 강의자료
는 주제별로 정리해두고, 현장 애로사항 해결 자료들은 차후 연구와 강의주제가 되었다. 매일 읽은 인문학 고전은 구체적 서평(書評)으로 정리하고, 매 주말 고명하신 스승님을 찾아 10여 년을 공들인 동양 전통의약 공부는 은퇴 후의 내 인생을 바꾸는 핵심영양소가 되었다. 40여 년간 찍어온 약초와 약재 사진들은 주제별로 정리하여, 한 권, 또 한 권 후학들의 작은 징검다리가 될 책이 되어 나왔다.

위기를 기회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전문강사의 길
호사다마랄까? 정년을 3년 정도 앞두고 급격한 건강 악화에, 어머니마저 병환이 깊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걱정하던 아내도 나의 치밀한 ‘은퇴 후의 준비된 계획’을 듣고는 조기 퇴직에 동의해주었다. 먼저 건강을 챙겨야 했고, 노모의 구환이 시급했다. 어머니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히려 마음 편했다. 그렇게 1년여… 그동안 구상해 온 계획을 다듬으며 건강 회복에 전력했다.
건강이 회복되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시니어교육전문강사, 부산시휴먼북도서관 휴먼북, 한국지도자아카데미나 한국약용작물교육협회 등의 교수부장이나 고문을 맡아 교육과정 개발, 교강사 육성, 교재편찬 등 그동안 준비했던 역량을 발휘하면서 각종 기관단체의 ‘시니어교육’과 ‘귀농귀촌 교육과정’에 기획단계부터 도움을 드렸다. 그것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여, 은퇴 전 10여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준비 내용과 고령 사회가 되면 시니어를 위한 복지정책은 제대로 된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신념을 현장에 적용하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또한 ‘귀농귀촌 교육과정’은 청년 일자리와 노인 일자리가 경쟁이 아닌 보완적 상생을 이룰수 있는 공간인 농촌을 위한 중요한 방법이라 생각했기에 특별한 공을 들였다.

좋은 강사를 구하기가 어렵다?
시·군 지자체와 시니어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단체들을 찾아 그동안 정교하게 준비해온 교육과정을 교육 담당자들에게 제공하고, 그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교육과정 개발과 좋은 강사 구하기’에 도움을 드렸다. 준비해온 나에게는 전혀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
동시에 건강강좌를 위한 보조자료로, 재직 때부터 해오던 약초 관련 저서출간을 계속했다. 그동안 축적된 약초 사진을 정리하여 전문성을 갖추면서도 일반인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서를 겸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였다. 나의 작은 재능을 누군가를 위해 기록으로 남기고 갈 수 있다는 것은 참 보람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한두 군데서 교육성과가 나오기 시작하자 점차 교육 요청이 늘어났다. 기관단체 교육 담당자들은 좋은 프로그램과 강사를 구하기 위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처음 시작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예상은 적중했고, 많은 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농정원 2017년도 우수강사’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하였다.

퇴직은? 자유로운 삶의 지평을 여는 새로운 기회
은퇴를 앞둔 후배 선생님들께 권한다. “눈 딱 감고 3년만 준비 하세요. 인생 1모작에서 가장 잘하던 것이든, 밥벌이 때문에 정말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이든…”
물론 준비 기간이 길고 정교할수록 성공할 확률은 더 높아진다. 그러나 미처 준비를 못했더라도 낙담하지 말자. 지금부터 딱 3년만 준비하자. 생각해보니 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고, 보람을 얻을 수 있는 재능을 조금 일찍 발견했고, 평소 모든 자료를 잘 정리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책 읽고 글 쓰고, 강의하는 데서 보람을 얻는 직업적 특성을 조금 일찍 깨닫고 준비를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천직인 선생님이 퇴직 후 훨씬 자유롭게 재능을 기부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얼 바라겠는가? 원거리 강의 때 운전을 도와 동행하는 아내를 위해 그 지역의 맛집을 찾고, 명소를 찾아 좋은 시간을 함께하며 돈독해진 부부애는 덤이다. 그저 감사한 일이다. 퇴직 후 더 바빠진 이 삶의 기회가 어찌 나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함께해준 동료 선후배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며, 오늘도 이모작 인생 끝나기 전 저서 출간 100권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밀린 원고 교정을 하려고 펼쳐 든 노트북 화면 위로 저녁 산책 길에 내게 해 준 아내의 말이 오버랩된다. “당신 그때 퇴직하기 정말 잘했어요!”

철저한 준비로 자유로운 새 삶을 찾은 느티나무 선생님

곽준수 영산대학교 퇴임

변방의 느티나무
군 전역과 대학 졸업 후, 늦게 붙은 공부 재미에 박사학위를 하고 농촌진흥청 석사공채 1기로 직장의 둥지를 틀었다. 농가 현장을 누비며 애로사항를 듣고, 밤새 해결책을 찾던 연구생활 15년은 현장실무 안목을 키워 주었고, 자칫 이론에만 매몰 되기 쉬운 대학교수의 연구 자세를 바로잡아주었다. 그들과 함께 농촌에 뼈를 묻을 각오였으나, 그들을 지도할 더 많은 인재의 육성이 시급하다는 생각에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모든 게 열악한 지방사립대였지만 제자들의 꿈을 채워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런 내게 제자들은 느티나무라는 별명을 주었고, 지금도 그 별명을 고맙고 자랑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살다 힘들고 지칠 때면 언제나 찾아와 쉬고 재충전하여 떠날 수 있는 느티나무 같은 선생님이 되자고 노력했다. 130여 편의 연구논문과 보고서, 8건의 특허출원, 50여 권의 저서 출간, 학생 진로지도, 산학협력, 취업 후 학생들의 현장 지도 등 모든 게 힘들었지만, 늦은 밤 “교수님 저 취업했습니다” 하는 전화가 고마웠고, 현장방문 때 “좋은 학생을 보내 주셔서 감사합니다”하는 임직원들의 말씀에 피로를 잊었다.

미리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
학과장, 학장, 교직부장, 대학원장 등 보직 봉사를 하면서, 행정은 물론 모든 연구와 교육, 산학협력, 평생교육 등 많은 일들을 항상 은퇴 후를 대비하는 마음으로 정리했다. 강의자료
는 주제별로 정리해두고, 현장 애로사항 해결 자료들은 차후 연구와 강의주제가 되었다. 매일 읽은 인문학 고전은 구체적 서평(書評)으로 정리하고, 매 주말 고명하신 스승님을 찾아 10여 년을 공들인 동양 전통의약 공부는 은퇴 후의 내 인생을 바꾸는 핵심영양소가 되었다. 40여 년간 찍어온 약초와 약재 사진들은 주제별로 정리하여, 한 권, 또 한 권 후학들의 작은 징검다리가 될 책이 되어 나왔다.

위기를 기회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전문강사의 길
호사다마랄까? 정년을 3년 정도 앞두고 급격한 건강 악화에, 어머니마저 병환이 깊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걱정하던 아내도 나의 치밀한 ‘은퇴 후의 준비된 계획’을 듣고는 조기 퇴직에 동의해주었다. 먼저 건강을 챙겨야 했고, 노모의 구환이 시급했다. 어머니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히려 마음 편했다. 그렇게 1년여… 그동안 구상해 온 계획을 다듬으며 건강 회복에 전력했다.
건강이 회복되고,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시니어교육전문강사, 부산시휴먼북도서관 휴먼북, 한국지도자아카데미나 한국약용작물교육협회 등의 교수부장이나 고문을 맡아 교육과정 개발, 교강사 육성, 교재편찬 등 그동안 준비했던 역량을 발휘하면서 각종 기관단체의 ‘시니어교육’과 ‘귀농귀촌 교육과정’에 기획단계부터 도움을 드렸다. 그것은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여, 은퇴 전 10여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준비 내용과 고령 사회가 되면 시니어를 위한 복지정책은 제대로 된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신념을 현장에 적용하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또한 ‘귀농귀촌 교육과정’은 청년 일자리와 노인 일자리가 경쟁이 아닌 보완적 상생을 이룰수 있는 공간인 농촌을 위한 중요한 방법이라 생각했기에 특별한 공을 들였다.

좋은 강사를 구하기가 어렵다?
시·군 지자체와 시니어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단체들을 찾아 그동안 정교하게 준비해온 교육과정을 교육 담당자들에게 제공하고, 그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교육과정 개발과 좋은 강사 구하기’에 도움을 드렸다. 준비해온 나에게는 전혀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
동시에 건강강좌를 위한 보조자료로, 재직 때부터 해오던 약초 관련 저서출간을 계속했다. 그동안 축적된 약초 사진을 정리하여 전문성을 갖추면서도 일반인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실용서를 겸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였다. 나의 작은 재능을 누군가를 위해 기록으로 남기고 갈 수 있다는 것은 참 보람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한두 군데서 교육성과가 나오기 시작하자 점차 교육 요청이 늘어났다. 기관단체 교육 담당자들은 좋은 프로그램과 강사를 구하기 위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처음 시작에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예상은 적중했고, 많은 곳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농정원 2017년도 우수강사’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하였다.

퇴직은? 자유로운 삶의 지평을 여는 새로운 기회
은퇴를 앞둔 후배 선생님들께 권한다. “눈 딱 감고 3년만 준비 하세요. 인생 1모작에서 가장 잘하던 것이든, 밥벌이 때문에 정말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것이든…”
물론 준비 기간이 길고 정교할수록 성공할 확률은 더 높아진다. 그러나 미처 준비를 못했더라도 낙담하지 말자. 지금부터 딱 3년만 준비하자. 생각해보니 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고, 보람을 얻을 수 있는 재능을 조금 일찍 발견했고, 평소 모든 자료를 잘 정리하는 습관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책 읽고 글 쓰고, 강의하는 데서 보람을 얻는 직업적 특성을 조금 일찍 깨닫고 준비를 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천직인 선생님이 퇴직 후 훨씬 자유롭게 재능을 기부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더 이상 무얼 바라겠는가? 원거리 강의 때 운전을 도와 동행하는 아내를 위해 그 지역의 맛집을 찾고, 명소를 찾아 좋은 시간을 함께하며 돈독해진 부부애는 덤이다. 그저 감사한 일이다. 퇴직 후 더 바빠진 이 삶의 기회가 어찌 나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함께해준 동료 선후배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며, 오늘도 이모작 인생 끝나기 전 저서 출간 100권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밀린 원고 교정을 하려고 펼쳐 든 노트북 화면 위로 저녁 산책 길에 내게 해 준 아내의 말이 오버랩된다. “당신 그때 퇴직하기 정말 잘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