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군인의 노래 듣다가
찾아간 국립묘지
104235 봉헌당 위치 번호 아래
51년 양구 전투에서 전사한
19살 청년 잠들다
나도 그도 서로를 모르지만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하고
연필로 그려진 앳된 얼굴
전사 통지서 받았을 모친의 아픔이
무진 세월을 넘어 비틀 듯이 다가온다
너른 장군들 묘역 아래
입대 직후 전사했을 그가
작은 유골함 안에 있지만
누군가는 기억하리
조국 산천에 뿌려진 그대의 뜨거운 피를
묘역의 청춘들이 외치는 소리가
엄마! 딸아! 여보! 라고
들려오네
돌아가는 발걸음을 붙잡듯이
함성처럼 가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