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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경기는 어떻게 착륙해야 좋을까?

글.  김태일

“경기 연착륙을 위해 금융당국은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제 상황이 급변할 때, 미디어에서 이 같은 말이 언급되곤 한다. 본래 연착륙과 경착륙은 우주·항공 용어로서 기체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활주로에 서서히 착륙하는 기법을 연착륙이라고 하고, 급격히 고도를 낮춰서 활주로에 진입하는 기법을 경착륙이라고 한다. 이 개념을 ‘경기’에 대입해 금융·경제용어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 연착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고, 금융당국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는지 알아보자.
연착륙(軟着陸)
부드럽고 연하게 착륙하다
SOFT LANDING

연착륙은 ‘연할 연(軟)’ 자를 사용해
부드럽게 착륙한다는 뜻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경기는 비행체처럼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이 다치지 않도록 부드럽게 착륙하는 것과 같다. 특히 경기가 상승에서 하강으로 전환될 때 충격을 줄이지 못한다면 경기는 불황으로 전환되며 사회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즉 하강 시점에 적절한 경기진정책이 필요하다. 이때 선제적으로 통화, 재정, 환율 등을 조절해 경기 하강의 충격을 최소화한다면 ‘연착륙’에 성공했다고 한다.

경착륙(硬着陸)
굳어서 급속으로 착륙하다
HARD LANDING

경착륙은 연착륙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굳을 경(硬)’ 자를 사용해 급격하게 착륙한다는 뜻이다.

경기가 경착륙하게 되면 호황이었던 시장에서 과도한 경기후퇴로 인해 경제활동이 급속도로 냉각된다. 기업의 매출은 감소하고 투자심리도 위축돼 구조조정에 나서기도 한다. 이에 따른 연쇄작용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소비심리도 축소된다. 이 상태가 깊어지면 기업이 도산하고 실업자가 급증하는 불황으로 진입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불황의 시초가 될 수 있는 경착륙을 방지하고자 노력한다.

연착륙(軟着陸) 을 위한 노력

#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경우, 경기가 급하강하는 경착륙이 발생하기 쉽다. 이때 정부(중앙은행)가 경기 연착륙을 위해 사용하는 주된 방법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기업과 개인의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해 자금 수요가 줄어든다. 이로 인해 거품으로 평가될 수 있는 자산 가격이 적정 금액으로 내려올 수 있다. 금리 인상의 정도는 인플레이션을 잡는 동시에 심각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즉 시장이 과도한 충격을 받지 않는 온건한 디플레이션을 발생시키는 것과 같다.
글로벌 시대에서 세계 각국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가 기준금리 책정에 있어서 참고하는 지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적으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감소시키기 위해 많은 나라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렸다. 우리나라는 2022년 1월 1.25P에서 시작해 2023년 1월 3.5P로 1년간 2.25P 상승했고, 미국은 2022년 1월 0.25P에서 시작해 2023년 7월 5.5P로 1년 6개월간 무려 5.25P 상승했다.

한·미 기준금리

(단위: %, 자료: 한국은행·미국연방준비제도)

미니 경제 사전
*인플레이션(inflation) : 통화량의 증가로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모든 상품의 물가가 전반적·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 현상.
*디플레이션(deflation) : 전반적 물가 수준 장기간 하락 현상, 인플레이션율이 0% 이하 (마이너스 인플레이션)이면 디플레이션이다.
*기준금리(基準金利) : 금리체계의 기준이 되는 중심금리로 실물경제와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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