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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싸든 날

글.  채수덕  능인중학교 퇴임

오롯이 내 삶이었던
33년 교직생활
두 달여 병가를 끝내고
내 삶의 터전으로 갔다
방학이라 텅 빈 사무실에
홀로 앉아 이 생각 저 생각
임용 때를 생각하니
아득히 밀려오는 그리움과 아쉬움들
무심한 세월이 안겨준 선물꾸러미
학과의 제일 큰 맏형
행여 짐이 될까
조심 또 조심
짐 꾸러미에
빛바랜 지난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어디 이뿐이랴
사무실 구석구석 나의 땀이 서려 있던 안락한 공간들
짐 상자 위로 한두 방울 떨어지는 빗물이
어느새 서른세 줄기의 눈물이 되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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