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9일은 577돌 자랑스러운 한글날이다. 한글날쯤이 되면
우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발명품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곤 한다.
그것은 바로 세종대왕의 애국 애민 정신에서 발명한 ‘한글’이라고
생각한다. 한글은 대한민국을 문맹률 제로 퍼센트 가까운
말글강국이 되게 하고, 정보화 선진국이 되게 한 핵심 국가 운영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15세기 중반에 세종께서 현세의
디지털 생태계에 최적 간편 문자를 발명한 것을 생각하면,
경이롭기 그지없고, 한글이 세계 공용어 내지 통일말글로서
최적이라고 자랑하고 싶은 생각이 충만해진다.
한글은 수천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해서 체계화된 수많은 다른
문자와 달리, 1443년 28개 음소로 발명된 후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그간
사용되지 않는 4자(ㅿ, ㆁ. ㆆ, · )를 제외하여 사용함으로써
한글은 세계 공용어인 26자의 영어보다 2개가 적은 최간편
알파벳이 되었다.
한글은 최간편 음소 문자이면서도 조립 문자이고, 이에 더해 음소
간에 형태적 연줄이 있는 유일한 자질문자(feature letter)이다.
여러 장점을 가진 한글은 휴대폰의 좁은 자판에서 단지 10개 음소
버튼만을 배치해 바로 음절을 만들 수 있어서, 휴대폰을 몸의
한쪽처럼 달고 사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가 된
현대인들에게 감동의 문자일 수밖에…. 또한 한글은 모음이 많고,
조립 문자로서 무려 11,172개의 음절을 생성할 수 있어 다른
언어의 발음 기호로도 실용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한글의 위대성은 저명한 많은 언어학자의 칭찬은 물론 1차(2009년
10월)에 이어 2차(2012년 10월) 문자올림픽에서 한글이 1위를
차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공인되었다. 반면 우리의 언어생활에
오랫동안 큰 영향을 미쳐 왔던 중국어는 문자올림픽 출전을 아예
포기할 정도로 디지털 생태계에서 단점이 많은 문자로 전락하였다.
이제 한글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서 마치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역동성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역동성을 더욱 살리기 위해서는
한글의 객관적 장점을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사물의
의미나 우수성을 숫자로 알릴 때, 공감도를 높이고, 객관적 비교
평가에 효과적이라는 생각에서 우선 ‘한글이 세계의 말글 중
알파벳 수가 가장 적다’라는 것을 알리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한글 음소 수가 24개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국내외 모든
문서나 현판 그리고 한글날 행사용 플래카드 등에 쓰이는 ‘한글’
또는 ‘Korean alphabet’, ‘Hangul’, ‘K-alphabet’ 표기 대신
동그라미 속에 24자를 넣어 만든 ㉔자를 위첨자(X㉔)로
만들어 ‘한글㉔’, ‘Korean alphabet㉔’,
‘Hangul㉔’, ‘K-alphabet㉔’처럼 한 단어로
표기할 것을 주장한다.
일차적으로 한글㉔의 꼬리표(X㉔)는 ○은
지구 또는 세계를 의미하고 그 안의 24자는 한글의 알파벳 수
24개를 나타낸 것이다. 한글㉔의 이차적인 의미로 한글
음소 수 24개는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데 걸리는 하루의 시수
즉, 24시간과 유일하게 일치하는 문자이고 대한민국의 24시를
작동하며, 나아가 세계 24시를 작동할 소프트웨어가 될 희망과
가능성을 담아 알리고 싶은 표시로 이해하면 된다.
이러한 ‘한글㉔’표시를 중국어는 물론 세계 공용어인
영어마저도 흉내낼 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꼬리표를 달아
표시하는 순간 한글만 못하다’라는 역효과가 날 것이기 때문이다.
‘한글㉔’ 표시는 결코 국수주의적 자랑이 아니고,
한글의 객관적인 장점을 국내외적으로 공감케 하자는 의미이다.
우리만이 아니라 말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인에게는
‘한글㉔’이 배우기 쉬운 “아침 글임”을 알림과 동시에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이 인류애로 승화되어 널리 퍼졌으면 하는
뜻을 담은 표시로 사용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