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 새벽길에
병아리색 모과열매 두 개 주머니에 넣으며
눈 들어 무지갯빛 물든 언덕을
내 영혼의 상처이듯 바라본다
만나고 싶은 좋은 사람이 있어
이 가을 기쁨으로 가득 차지만
마지막 하고 싶은 말
오랜 기억으로 전해 들으니
생각하게 해서 미안하다
가을날 새벽길에
내 추억의 향기 두어 잔 함께 마셔본다
풀벌레 소리가 요란히 기다렸다는 듯이
울리는 맛이구나
아직 만나지 않은
좋은 사람
오는 가을을 가득하게 하는 기쁨이라고
바람결의 자유처럼
산 깊은 외로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