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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위대한 힘을 음미하다
그대,
삶에 나누고픈 시

정리.  편집실

언어는 그 자체로 위대하다. 한글이 빚어내는 단어와 문장과 글에서는 빛이 난다. 특히 시인의 펜 끝에서 탄생하는 언어에는 오색찬란한 영혼이 깃들고 시공간을 초월한 영원의 힘이 차오른다. 그 안에 자리한 시인만의 독특한 세계는 한없이 낯설지만 신선한 정서를 선사한다. 풍성한 시의 언어로 삶에 색다른 감흥을 전해줄 시집 3편을 소개한다.

재재소소
김동규

‘우유가 흐르는 골목이 차갑고 당신은 계속 따를 수 있겠어요, 당신의 손이 새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일상을 활보하는 시의 리듬

‘이곳저곳 또는 여기저기’라는 뜻을 가진 시집 제목처럼, 시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이동하는 시인의 언어를 따라 생활이라는 무대가 반복된다. 일상이라는 견고한 반복을 도착하면 다시 떠나게 될지도 모르는 불연속으로 뒤바꾸는 시인의 새로운 리듬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정지용 시집
정지용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든 곳’

언어로 시를 그리는 회화적 감각

절제된 시어와 참신한 이미지로 한국 현대시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시인은 탁월한 언어 감각과 회화적인 수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했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극도로 억제하면서도 감각적 경험을 표현하는 절제된 언어를 통해 한 편의 시를 그림으로 완성한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삶을 관통하는 공감의 정서

“그는 시를 종이에만 쓰지 않는다. 바람결 속에도 쓰고, 구름에다 올려놓고 쓰기도 한다”라고 말하는 이문재 시인의 표현처럼 시인의 독특한 시 세계는 그만의 언어 감각과 뛰어난 서정, 주체와 객체가 하나 되는 공감의 울림으로 잊혀져가는 그리움의 정서를 한없이 확대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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