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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중함

글.  백지선 연세대학교 부속의료원 재직

맞벌이 부부인 우리는 매일 아침 분주한 일상을 보낸다. 서로의 직장과 아이들의 학교, 유치원 그리고 각종 활동으로 인해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간다. 우리 부부는 초등학교 5학년 남자아이,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 그리고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 여자아이까지 총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아침이면 아이들은 일어나자마자 분주하게 준비를 시작한다. 첫째 남자아이는 운동과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고 조금씩 사춘기에 접어든 느낌이다. 둘째 여자아이는 친구들이랑 노는 것을 좋아한다.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별것 아닌 일에도 웃고 울고 한다. 셋째 여자아이는 막내라 그런지 어리광과 떼를 자주 부리고 유치원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나는 때로는 지치기도 하지만, 그 순간순간이 참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루의 시작은 항상 약간의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하다. 아이 셋이 말싸움도 하고 몸싸움도 하고 울고불고하기도 하지만, 서로서로 배려하며 커가는 아이들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보물 1호들이다. 학교와 직장에서의 하루가 끝나고, 저녁에 다시 모인 우리 가족은 더욱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저녁이 되면 집안은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하는 소음으로 가득 찬다. 부엌에서는 저녁 준비를 하고, 거실에서는 아이들이 놀고 있다. 그 사이, 남편은 자발적으로 집안일을 함께 하기 시작한다. 세탁기를 돌리고 설거지를 한다. 회사에서 힘이 들었을 텐데 집에서도 애써주는 남편이 정말 고맙다.
저녁 식사 후 우리 가족은 잠시 밤마실을 나간다.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 달빛이 비치는 길을 따라 걸으며 우리는 서로의 하루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 중에 제일 재미있었던 건 뭐야?”라는 질문에 아이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아파트 한 바퀴를 돌며 보낸 시간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일상에서 이렇게 작은 순간들을 함께하며 만들어가는 행복은, 그 어떤 것보다도 귀한 것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면 남편도 피곤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이제 나도 좀 자야겠다”라며 침대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나의 남편에게 매일 감사함을 느낀다. 그렇게 그는 불과 몇 분 만에 깊은 잠에 빠져들고 이내 방 안은 그의 코골이 소리로 가득 찬다. 하루가 끝나고 아이들이 잠이 들면, 나는 조용한 집안을 둘러보며 그동안의 하루를 되새긴다. 작은 일들이 모여 큰 행복을 만들어간다는 것을 느낀다. 일상이 주는 소소한 기쁨들이 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그렇게 평범한 하루 속에서 감사함을 느끼며, 나는 다시 내일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사랑과 행복을 놓치지 않고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싶다. 이렇게 바쁜 일상에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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